말의 품격
'말'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되고 이를 더 자세히 풀이하면 '마음의 알갱이'로 결국 말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우리를 양육할 때 늘 하신 말씀이 말을 예쁘게 하라는 당부셨지요. 다른 말로 하자면 말을 함부로 쓰는 사람은 마음을 험하게 쓰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에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옛 속담에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말로 "말이 씨가 된다."라고도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습니다.
우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모두 원인이 있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계의 무한한 힘이 작용해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현상들이 우연히 일어난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우리 마음과 에너지 작용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래서 우리가 뱉는 말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생각하면 가끔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제대로 말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싫어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말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클 것입니다.
남들보다 세상을 좀 더 살았다고 해서 모두 지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 경험이 100% 유용한 것 만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조금 오래 산 것이 훈장이며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분명합니다.
매사가 지시형이며 자칫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벌컥 화부터 내는 시니어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스스로가 민망한지 "말투가 그러니 이해해!"라고 얼버무리곤 합니다.
모든 말은 마음에서 생긴 것이므로 상대방에게 건넨 말은 곧바로 자신의 마음이며 상대방에 대한 시각입니다. 이것을 알다 보니 말 한마디로 은인이 되기도 하고 천하의 원수가 되는 것 같아 세상을 오래 살아갈수록 말하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융복합시대 적응을 위한 말하기
베이비부머가 860만 명이나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거친 경험을 갖고 살아온 시니어 세대가 밀레니얼, MZ세대와 소통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언어 방식을 이해하고 맞춰가야 하겠으나 경험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신세대에게도 배울 건 배우고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문화도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젊음과 나이는 그냥 시간의 흐름일 뿐, 시니어 세대가 갖고 있는 매력을 긍정적으로 발산할 수 있다면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어른 세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속도감 있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나만 옛날의 영화를 생각하고 고집스럽게 나만의 말과 행동방식을 주장한다면 사회에서 점차 소외되는 슬픈 현실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고정관념을 타파함으로써 내 삶이 좀 더 즐겁고 유쾌 해진다면 그것은 개인적 행복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도 훨씬 나은 관계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고령자는 늘어가고 있지만 어찌 보면 사회는 예전보다 훨씬 젊고 역동적입니다.
그것은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가 든 사람은 그 사람들대로 에너지 넘치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자신이 우물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아야 바깥세계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지를 궁리할 겁니다.
유리컵 속의 벼룩처럼,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유리 뚜껑에 부딪힐 것이 두려워 높이뛰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요즘 유행하는 '융복합'이 마치 비빔밥 속에 많은 재료가 섞여서 맛을 내는 것처럼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서로의 문화가 어우러지고 소통하면서 공통의 이익을 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라는 뜬금없는 아이템이 사회의 융복합을 이루어내는 과정에 있어 긍정의 모티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